속보2/ 한국서 마스크 300만장 미친듯이 쓸어담아 조선일보 단독보도

국제부 | 기사입력 2020/02/17 [11:29]

속보2/ 한국서 마스크 300만장 미친듯이 쓸어담아 조선일보 단독보도

국제부 | 입력 : 2020/02/17 [11:29]

 

샤오미재단 18억원, 징린자산 6억원, 중청신그룹 6억원….

그동안 정부·여당이 '민관 합동'으로 중국에 보낸다고 주장해온 '마스크 300만장'의 배후 전주(錢主)는 중국 기업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당은 "중국이 굉장히 감사해 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현지에선 "(자국) 구매단이 한국에서 '미친 듯이 마스크를 쓸어담았다(瘋狂掃貨)'"는 보도(중국증권보)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민관이 협력해 마스크 200만장, 의료용 마스크 100만장을 중국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를 전후해 국내 마스크값은 폭등했다. 이후 "중국에 마스크를 조공했다" "마스크값이 12배로 뛰었다" 등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마스크는 전부 중국유학교우총연합회와 우한대(武漢大)한국총동문회가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내 민간단체'의 기부를 정부가 도와준 것이란 의미였다. 이들이 중국에 보낸 마스크는 확인된 것만 160만장. 두 단체의 회장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중국 당국은 우리나라 민관 합동으로 마스크 300만장 등을 우한 현지로 보내준 것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며 "어려운 중국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 알려진 내용은 우리 정부·여당의 주장과는 달랐다. '중국 기업 자금으로 한국에서 마스크를 쓸어담아 온 쾌거'라는 것이었다. 중국 경제 매체 중국증권보는 지난 4일 '해외에서 싹쓸이(搶購·창거우)한 방역 물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창거우'란 중국 관광객이나 보따리상이 상품을 싹 쓸어가는 행태에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마스크 지원은 처음부터 중국 측에 의해 기획됐다. '우한대(武漢大)동문기업가연합회'라는 중국인 유력 기업가들 인맥 모임이 지난달 24일부터 한국산 방역 물자를 중국으로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우한대 출신이자 샤오미 창업가 레이쥔이 사비(私費) 1070만위안(약 18억원), 징린자산이 340만위안, 중청신그룹과 중자자본이 각 330만위안 등 총 2070만위안(35억원)을 냈다. 이 매체는 특히 "1월 25일 설날 구매단이 한국에서 '미친 듯이 물자를 쓸어담았다'"고 했다. 같은 날 우한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도 "우한대 한국교우회가 한국서 물품을 '쓸어담는 식'으로 확보했다"고 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이미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가격이 치솟던 상황이었다. 중국 측도 이를 알고 있었다. 우한대는 "시시각각 가격 상승, (한국 공장들의) 공급 중단과 계약 위반 등 힘든 상황에도 있는 대로 마스크를 구매했고, 금액 상한조차 고려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전용기를, (중국은) 국가민항국, 우한시상무국, 우한해관, 우한교관 등이 협조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마스크 대란이 벌어진 국내 시장에서 중국 대기업들의 마스크 대량 구매를 적극 도왔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렇게 확보된 마스크 중 총 11만장을 지난달 30·31일 우한 교민을 실으러 가는 전세기 2편에, 이달 3일엔 별도 전세기를 띄워 150만장을 추가로 우한에 보냈다. 그러나 이튿날인 4일 중국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에 대해서만 "매우 감동받았다"며 지원 품목을 일일이 열거했다. 한국은 다음 날 언급됐다. '방역 물품 지원 21개국' 중 하나로 국명(國名)만 거론한 게 전부였다. 마스크 전달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중국 입장에선 자기들 돈으로 구입한 160만장을 한국 정부가 배송 지원해준 것뿐이라 대대적으로 감동받을 정도로 표현할 일은 아니라 봤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4일 한국에서 마스크 구매 총책을 맡았던 우한대한국총동문회 간부 등이 중국으로 보내는 마스크 창고에서 동문회 이름과 마스크 구입 자금을 댄 기업명이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기념 사진도 함께 보도했다. 이 간부는 그 직후 외국인으론 이례적으로 우한대동문기업가연합회 회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 의원 등 우한대한국총동문회 측은 본지의 해명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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